홈에버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 투쟁이 (맨유와 FC서울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조급해진…이런 빌어먹을) 경찰의 강제 해산으로 어쩄든 끝이 났다. 홈에버와 비정규직은 이제 기사의 꼭대기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노동과 자본, 노동과 국가(또는 여성과 자본, 여성과 국가)가 이걸 부여잡고 끝까지 내달리는 격발이 된다면 좋겠지만, 또 자본과 국가가 승리한 채 마무리되는 지겹도록 부도덕한 결말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사업장에서 비정규직법안을 ‘이용’하여 비정규직을 부당하게 해고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고 개중에 몇몇은 끝내 파업을 보게 될 것이고 정부는 파업의 불법성을 이유로 파업을 끝내 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비정규직의 투쟁은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래서 이번 홈에버 비정규직 파업을 바라보면서 이랜드 그룹의 가려져 있던 부도덕을 얘기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국가의 부도덕, 즉 기업의 (사전)불법에 관대하고 노동자의 (사후)불법에 엄격함을 얘기해야 한다. 이건 항상 반복되지만 뒤로 밀려나는 진실이다. 사적 불만이 공적 불만을 가로막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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