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잡은 손을 놓고 잠시 흔들고
의미 없는 인사말 몇 번으로
이별은 이뤄지고
돌아오는 길을 홀로 걸으며
혼자가 된 자신에 감탄하며
조금은 웃었다고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 게 떠나
다들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다들 행복한가요 난 웃고 있는데
세상 속 우리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내 못난 마음이 잔뜩 흐려져서겠지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 게 떠나
다들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다들 행복한가요 난 웃고 있는데
세상 속 우리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내 못난 마음이 잔뜩 흐려져서겠지
그댄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정말 행복한가요 난 울고 있는데
멀어진 그대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한때는 그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람이기에
가을겨울봄여름
설레이는 첫 등교날 난 궁금했죠
시작하는 달이 1월이 아니라길래
언젠가는 뉴스를 보다 좀 놀랐죠
남반구의 신년맞이는 해수욕이라기에
문득 둘러보면 꽃들도 새들도
다들 자기만의 일 년을 사는 것
민들레의 봄은 종달새의 겨울인 것을
그리고 난 9월에 태어났다고 해요
그러니 나의 일 년은 언제나 가을 겨울 봄 여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함께 하여도
우린 모두 조금씩 다른 주기를 돌잖아요
문득 둘러보면 꽃들도 새들도
다들 자기만의 일 년을 사는 것
반바지를 입은 호주의 산타클로스처럼
그리고 난 9월에 태어났다고 해요
그러니 나의 일 년은 언제나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