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엠비씨 라디오에서 새벽 두 시 영화음악을 듣고 그 여운에 세 시를 넘기면 어김없이 김성호의 ‘회상’이 흘러 나왔다.
그 노래가 슬펐고 새벽의 감성에 취했었다.
어떤 청취자의 사연 있는 노래였는지 디제이가 특별히 아끼는 곡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같은 시간(아마 새벽 세 시 삼십분 경이었던 것 같다)에 꼭 틀어주는 그 곡은 새벽에 애틋함을 반복 경험케 했다.
김성호의 ‘회상’은 그래서 지금 나에게 십 년 전 감정의 기억을 소환하는 마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지금 새벽 세 시 엠비씨 에프엠 ‘뮤직스트리트 전종환입니다’의 첫 곡은 윤건의 ‘갈색머리’다.
들을 때마다 이 노래 구매해야겠다 하면서 놓쳤던 노래.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이 노래를 새벽 세 시 라디오의 첫 곡으로 반복해서 들으면서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이 트위팅을 찾아보니 지금 내 기시감이 어디서 연유하는지 확신하게 됐다.
그 때도 오늘처럼 이 프로그램의 첫 곡으로 갈색머리가 나왔고 나는 노래를 찾아 다운받고 정리한 후 트위터에 포스팅을 한 거다.
이제 나는 훗날 윤건의 ‘갈색머리’를 들을 때면 내 삼십대 초반의 불안과 외로움과 어떤 감정적 상태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 지금 내리고 있는 눈과 겨울의 추위도…
그러고 보면 디제이라는 직업은 이런 식으로 사람의 감정적 기억에 노래를 머물게 하는 마법사 같은 면이 있다.
요즘 블로깅이 상당히 활발한데
비결이 뭐냐? 아이폰이냐?
연휴의 힘이었죠.
쓸데없는 잡담이나 늘어놓는…
이번 주는 정신없고 바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