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간 부산영화제, 올라오기 전 나는 일행들과 해운대 어디쯤에서 복국을 먹었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복국이라는 음식을 먹었다.

그 식당에서 나는 문소리 장준환 부부가 복국을 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작년 부산영화제에 내려가서 보게 된 첫번째이자 유일한 영화인들이었다.
그리고 어제 밤 본 하하하에서 문소리와 인물들은 또 복국을 먹고 있었다.
홍상수의 여느 영화처럼 온갖 사건과 인물, 장소와 시간이 반복되는 가운데 나는 현실과 영화가 내 앞에서 반복되고 겹치는 걸 경험하면서 벌벌 떨었다.
그리고 김상경과 문소리가 모텔 방으로 들어간 후에도 이어지던 모텔 복도의 빈자리 숏, 느닷없이 옆 호실 문이 덜컥 열렸다 닫히던 그 장면이 생각나 더욱 ㅎㄷㄷ하다.
그 아무도 드나들지 않고 말없이 닫혔던 문 사이로 유령이라도 오고 간 것일까?
ㄷㄷㄷ
“그 장면요 잘 보면 열린 문 아래로 수박껍질만 슬쩍 내놓고 다시 닫히는 거예요. 옆방이 예지원 유준상 방이라는 거죠. (하하하)” – satii / @ramooh
이랬던 거였군 ㅡ.ㅡ;

추가 : 더욱 ㄷㄷㄷ한 것은 위로 받으러 간 통영에서 엄마한테 종아리나 맞고 울면서 돌아왔다는 것. 세상은 찌질한 인간들을 위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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