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바둑처럼 지난 일을 돌아보지 말아야 해요. 우리 사이 응어린 없었소. 있다면 짧은 인연이겠지. 당신 아버님이 이러셨소. “믿음이 있으면 보답이 따르고 등불이 있으면 사람이 모인다.” 언젠가 궁가 64수를 부디 다시 만나길!

The.Grandmaster.2013-2

64수는 이미 잊었어요. 가장 행복하던 때 당신을 만난 건 행운이었죠. 이젠 시간이 없네요. 삶에 후회 없다는 건 다들 하는 말이예요. 후회 없으면 얼마나 재미 없을까요. 엽 선생. 솔직히 당신을 마음에 담은 적 있어요. 별 뜻이 있어 하는 말 아니예요. 좋아하는 건 죄가 아니죠. 다만, 거기까지였어요. 이런 말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데 오늘 당신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말해 버렸네요. 우리 응어리는 바둑판처럼 놔두죠. 잘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