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소설의 내재적 구조에서 어떻게 그런 상이한 독해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파악해 본다면, 우리는 차라리 소설 그 자체가 존재론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것, 즉 “종결되지 않았”고, 비일관적이며, 적대에 의해 가로질러져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나는 여기서 전통적인 헤겔적 요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변화는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사태를 변화시키기(혹은 사태가 변화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 정체성이 이미 “모순적”이어야 하고, 비일관적이며, 내재적 긴장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존재론적으로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슬라보예 지젝, 「마르크스, 객체 지향적 존재론을 읽다」,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짧은 주소

트랙백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