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00
하품하는 사티와 방바닥을 뒹굴고 있는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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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하는 사티와 방바닥을 뒹굴고 있는 연두
사티가 이제 발정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고민 끝에 중성화 수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대상은 애꿎은 연두가 되었다.
암컷의 발정보다 수컷의 발정이 더 난처하고, 수술 비용의 차이도 크기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그리 권한 것이다.
지금은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도록 연두에게 카라를 씌웠다.
상당히 불편해 한다.
그리고 어떤 열정 같은 것을 잃어버린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건 분명 내 잘못이다.
(사티는 발정기 동안 나의 도움(엉덩이 탁탁 ㅡ.ㅡ)을 많이 받았다. 무슨 이유인지 발정이 끝난 후 사티는 예의 그 난폭한 모습이 사라졌다. ㅡ.ㅡ)
벌 준다고 몇 번 집 밖으로 내쫓았더니 오히려 이 녀석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버렸다.
창 밖, 옆 집 사이 담장에 불쌍하게 앉아 쳐다보며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하던 것은 옛날 일이 돼 버렸다.
원래 그 곳을 자기 활동 영역으로 하던(약 6개월마다 그 주인이 바뀐다) 턱시도 고양이가 사티와 대치하며 으르렁 대고 있으면 내가 쫓아 버렸는데, 그러다 보니 사티가 자기 영역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덥다고 현관문을 열어 놓으면 냉큼 밖으로 뛰쳐 나가 버린다.
창 밖으로 보면 자기 영역 순찰 중이다.
아까 나갔다 들어와서 씻겨 놨더니 털이 마르기도 전에 또 나가 버렸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벌을 준 거지만 사티는 거기서 개척 정신을 배웠다.
녀석은 내 머리 위에 있다. ㅡ.ㅡ;
이제는 함부로 못 나가게 원군 역할을 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