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별하는 일이 참 많다.
한국은 또 한 번 민주화를 견인한, 동시에 결과물인 한 인물과 이별했다.
역으로 반동적이고 폭압적인 정치적 인물들은 질기고도 떳떳하게 살아남았다.
여기서 얻어야 할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
내 이십대 첫 대통령 선거 표를 던졌던 김대중은 노무현처럼 애증이 섞여 있고, 객관적으로는 달리 평해야겠지만 한국 정치사에서 진보라는 장에 어쨌든 중요한 인물임에 틀림 없다.
이제 김대중의 죽음은 노무현의 죽음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21세기와 함께 시작한 한국 민주화 세력의 어떤 행보가 다시 외면받게 된 과정과 떼 놓고 볼 수 없다.
반동의 시대에, 명박이는 또 한 번 추모의 물결을 반정부 불법 세력으로 간주하려 하고 있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235091
캄캄하다.
[태그:] 노무현
감기와 노무현
무수면과 감기의 금요일을 보내고 난 후 토요일 아침을 힘겹게 시작할 때쯤 사진동호회에 올라온 글을 하나 읽고는 담배를 하나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노무현은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
왜 그(또는 그의 가족들)는 그런 도덕적 흠결을 만들어 그토록 상처 받아야 했을까.
나는 이 땅의 노동자를 괴롭히는 그를 싫어했고 권위주의 정치를 깨려는 그의 파격적인 언행을 즐기며 지켜봤다.
그는 다만 덜 나쁜 대통령이었고 그럼에도 속을 알지 못할 흥미로운 캐릭터였다.
(그의 파격은 내게 너무나도 흥미진진했다)
나는 지금 그가 저지른 도덕적 흠에 괴로워하고 존재의 무력을 느꼈다는 것에 대한 당연한 존중을 느낀다.
그리고 이명박과 노무현의 흠결의 무게를 짐작할 때 이 슬픔 뒤에 있는 한국인의 자가당착에 빠진 분노와 우리 자신에 대한 또 한번의 모멸감을 느낀다.
그의 죽음은 내게 그의 대통령 당선 때와 비슷한 강도의 서사적 울림을 지니고 있다.
하나가 변화 가능성에 대한 어찌됐건 희망의 작은 시작이었다면 다른 하나는 그 실패에 대한 종지부 같은 것이다.
노무현의 마지막 이야기 때문인지 나는 끝내 주말 동안 오뉴월의 감기를 떨쳐내지 못했다.
목소리가 맛이 갔는데 담배는 왜 계속 펴 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안타까움을 담배가 달랠 수 있을까.
당선되는 순간 종료되는 변화와 시작되는 변화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1527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서사와 노무현의 그것은 참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런 면에서 여기저기서 비교를 좀 하는 것 같다.
어쨌든…
오바마가 어느 정도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신자유주의가 제국 내부에서부터 문제를 일으켜 근본적인 반성이 일어나는 시점에 당선됐다는 점에서 그는 노무현보다 실질적인 변화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겠지…
우리나라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점점 괴물이 되어 가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