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수꾼은 10대 소년을 마치 칼 끝처럼 날이 서서 작은 말 한 마디에도 쉽게 상처 받고, 또 그만큼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기도 하는 위태로운 존재로 묘사한다. 소년들은 세상이 매순간 자신을 쿡쿡 찌르는 것처럼 곤두선 채 고통스러워 한다. 돌이켜 보건대 나 역시 자칫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를 어떤 예민함에 사로잡혀 보낸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서 예민함은 이 영화에서처럼 가학적인 방식으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 그 예민한 감각이 타인을 배려하고 세계를 지각하고 다른 것을 상상하기 위한 자질의 기초가 된다. 나는 갈수록 모든 것에 무뎌지고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 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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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의 티켓(Tickets, 2005)
최근에 켄 로치의 DVD를 이것 저것 사 모았다. 못 본 영화들을 숙제처럼 안고 지내다 밀린 숙제를 조금이라도 풀어볼 작은 동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만만한 것이 봤던 영화 또 보는 거라, 지난 번에는 레이닝 스톤을, 이번에는 티켓을 다시 보는 것으로 워밍업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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