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수는 이미 잊었어요. 가장 행복하던 때 당신을 만난 건 행운이었죠. 이젠 시간이 없네요. 삶에 후회 없다는 건 다들 하는 말이예요. 후회 없으면 얼마나 재미 없을까요. 엽 선생. 솔직히 당신을 마음에 담은 적 있어요. 별 뜻이 있어 하는 말 아니예요. 좋아하는 건 죄가 아니죠. 다만, 거기까지였어요. 이런 말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데 오늘 당신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말해 버렸네요. 우리 응어리는 바둑판처럼 놔두죠. 잘 지내요.

The.Grandmaster.2013

 

레이버 데이(Labor Day, 2013)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간단 영화 소개글 투를 흉내 내 본다. 네 번의 유산을 하고 이혼 끝에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킨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홀로 지키고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선량한 탈옥수. 레이버 데이는 1987년 미국의 노동절(9월 7일)을 낀 5일 간 이 세 명의 묘한 동거의 기억을 다룬 영화다. 계속 읽기

Mirja: 당신은 경비원이군요?

Koistinen: 제 옷을 보고 추측하신 건가요?

 

Koistinen: 왜 거기에 앉았어요?

Mirja: 무슨 뜻이예요?

Koistinen: 사방에 자리가 널렸는데…

Mirja: 친구가 필요한 것 같아서요.

Koistinen: 내가요?

Mirja: 네, 말해 보세요.

Koistinen: 말을? 사람들은 보통 우리한테 말을 걸려고 하지 않아요.

Mirja: 네, 경비원은 상당히 거칠어 보여요.

Koistinen: 겉보기에만 그렇죠. 우리도 인간입니다.

 

Koistinen: 이제 뭘 하죠? 결혼이라도 할까요?

Mirja: 안 될 건 없죠. 하지만 먼저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Koistinen: 어떻게요?

Mirja: 보통은 남자들이 영화나 보러 가자며 데이트 신청을 하죠.

Koistinen: 데이트 신청을 많이 받아 봤나 보군요.

Mirja: 가끔요. 영화 보러 갈래요?

 

<황혼의 빛>


Laitakaupungin valot(Lights in the Dusk)

 

Laitakaupungin valot(Lights in the Du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