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바둑처럼 지난 일을 돌아보지 말아야 해요. 우리 사이 응어린 없었소. 있다면 짧은 인연이겠지. 당신 아버님이 이러셨소. “믿음이 있으면 보답이 따르고 등불이 있으면 사람이 모인다.” 언젠가 궁가 64수를 부디 다시 만나길!

The.Grandmaster.2013-2

64수는 이미 잊었어요. 가장 행복하던 때 당신을 만난 건 행운이었죠. 이젠 시간이 없네요. 삶에 후회 없다는 건 다들 하는 말이예요. 후회 없으면 얼마나 재미 없을까요. 엽 선생. 솔직히 당신을 마음에 담은 적 있어요. 별 뜻이 있어 하는 말 아니예요. 좋아하는 건 죄가 아니죠. 다만, 거기까지였어요. 이런 말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데 오늘 당신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말해 버렸네요. 우리 응어리는 바둑판처럼 놔두죠. 잘 지내요.

The.Grandmaster.2013

 

레이버 데이(Labor Day, 2013)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간단 영화 소개글 투를 흉내 내 본다. 네 번의 유산을 하고 이혼 끝에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킨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홀로 지키고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선량한 탈옥수. 레이버 데이는 1987년 미국의 노동절(9월 7일)을 낀 5일 간 이 세 명의 묘한 동거의 기억을 다룬 영화다.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