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춤을 연두와 함께 봤다. 틈틈이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하기도 했지만 분명히 모니터에 나오는 고양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영화를 함께 본다는 건 그게 사람이 됐건 고양이가 됐건 감동적인 일이다. 그리고 이내, 동족을 그리워 하는 듯한 연두에게 미안해졌고 4년 전 쫓아 낸, 하늘나라에 있을 사티에 대한 내 죄책감은 평생 갈 거라고 생각했다.

2005년 10월쯤 태어났으니
연두 나이가 벌써 여섯 살…
여섯 살이라니!
연두는 이미 중년을 넘었다.
이렇게 점프해 대는 시간을 자각할 때마다
그 충격으로
머리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진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나 자신에게 가까이 가지도 못했는데
시간은 도주하고 있다.
아니면 내가 시간으로부터 도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시간 앞에서
나는 지나 온 모든 것에 대해 후회하고 뉘우치지 않을 수 없다.
연두야…사티야…너희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