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734456
나는 이 분 의견에 공감하는 쪽이다.
시민들이 외치는 ‘민주주의’를 좀더 구체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는 사실 지금 시민들이 외치는 ‘민주주의’가 이명박에 대한 적대감 이상, 이하도 아니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이 이명박이 물러나거나 굴복하면, 한나라당이 몰락하면, 조중동이 폐간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요즘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제 2의 노무현이 나타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노무현 역시 경제적으로는 비민주적이었다. 오늘 있었던 재보궐선거에서 비겁한 무소속과 민주당이 휩쓴 것을 보면 시민들의 문제의식이 어디에 닿아있는지 아리송해진다. 물론 일반 시민의 눈에 합당한 대안이 없어 보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이 민주주의라는 구호는 각자가 처한 비민주적인 상황에 대입되어야 한다.
사회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 갑과 을의 노예관계, 세대간 불평등, 88만원 세대, 경쟁 일변도의 교육 등 각자가 처한 문제에 이 ‘민주주의’를 대입해야 한다.
그래서 각자의 민주주의에 관한 절박한 문제들을 이 해방구적 공간에 쏟아내야 한다.
이미 촛불집회는 광우병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총체에 대한 거부와 불복종 운동의 성격을 보이고 있다.
달리 말하면 각자가 처한 지금의 상황에 대한 불만의 폭발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불만을 더 구체화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야 한다.
(그리고 점점 그럴 만한 타이밍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의 대치 그 이후, 만일 시민이 승리한다면 그 순간 쏟아놓은 문제들에 대한 전격적인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
그래서 10대는 대학 서열 폐지, 평준화를, 20대는 실업문제 해결과 비정규직 철폐를, 30대 이상은 양극화 해소와 갑과 을의 불평등 해소(대기업-중소기업 불균형 해소)를 성취하고…그래서 승자독식 사회로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춰 세워야 한다.
프랑스 68혁명을 의식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놀라운 해방구에서 한국사회의 절박한 문제들을 다루지 않고 넘어간다면 더 이상의 기회와 가능성은 없을지도 모른다.
촛불의 외침은 더 다양하고 구체화되어야 한다.
내용 보충 : 글 읽고 바로 드는 생각 갈겼더니 몇 개 빠뜨린 게 았다. 위 글을 쓴 사람은 지금 촛불을 든 시민들을 다중이라고 보고 있다. 다중은 자율적이지만 이질적이고, 이들을 지금 묶어 주고 있는 것은 ‘광우병’과 ‘이명박의 비민주적 독선’이다. 이 핫이슈로 묶여 있지만 사실 이들은 각기 절박한 이유로 거리에 나왔다. 과연 이들 각자의 불만이 이 촛불의 거리에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그들 각자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회의가 든다는 말인 것 같다. (어쩌면 촛불을 든 시민들은 한국사회에서 다중의 역할과 의미를 묻는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될지도…음…?)
영삼아. 내가 한국에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이번 일이 약간 코미디처럼 느껴진다. 우선 나는 촛불 들고 하는 집회 자체를 싫어한다. 무슨 종교행사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ㅋㅋ
이번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주고 뭔가 될거같은 기분에 속이 울렁울렁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사람들이 왜 모였는지를 생각할 때 이번 건 명박이 겁주는 거 이상 별 의미없을 것 같다. 반미주의에 민족주의에 소고기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에 명박이 스타일에 대한 반감 등등이 짬뽕 된 정서를 가지고 사람들이 모였을텐데, 거기서 다른 뭔가가 나오길 바란다는 것 자체가 과한 기대 같다. 명박이 퇴진 같은 구호는 그 자체로 반민주주의적인 것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 만한 사람들이 진짜 해방적인 구호들을 가지고 모여도 세상이 꿈쩍 할까 말까다. 미친소 운운하는 구호들 가지고는 아무것도 안된다.
그래도 중고딩들의 광장 경험은 갚지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우리가 이미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한테, 민주주의라는 구호가 새삼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민주주의의 범주는 완전히 체제내화 된 범주라서, 그걸 꺼내다가 해방적이로 재활용하기가 졸라리 힘이 들 것이다.
글쎄…나도 한국에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 기회가 좀 절실하게 느껴진다.
비정규직 문제나 양극화, 물가 폭등 등 나부터 절박하게 느껴지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영어 몰입 교육으로 대표되는 경쟁 일변도의 교육이나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 여전한 성장 중심 개발주의 등등 한국사회에서 첨예한 문제들이 여기서 다뤄졌으면 하는 생각이 좀 간절하지.
그리고 실제로 집회 가 보면 이제는 구호가 단순히 미친소가 아니고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철폐, 한쪽에서는 대운하 반대…그리고 명박이 퇴진 등으로 다양하고 확대돼 있다.
(물론 실제로 그 문제들이 전면에서 다뤄질 수 있는가 하는 건 다른 문제겠지만)
아무튼 내 바람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이번 촛불집회는 내가 직접 보고 느낀 울컥하는 감정보다는 못할 테고 니가 먼발치에서 느끼는 부질없을 것 같은 감정보다는 더 중요한 일일 것 같다.
최소한 수많은 시민들이 찍소리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뛰쳐 나와서 각자의 얘기를 거리에서 직접 참신하게 내뱉고 있으니 최악의 상황은 피한 거겠지.
(어떤 사람은 명박이 뽑힌 거 보고 파시즘을 예감하기까지 했는데 이번에 보니 시민들이 그 정도는 아니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최소한의 각성효과는 있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촛불집회를 나는 좋아한다.
니가 좋아하는 집회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깃발이나 각목, 심하게는 화염병 따위를 든 집회보다는 더 강하다고 생각해.
(뭐가 됐든 아직까지 한국에서 사용하는 집회 방식 중에서는 제일 나은 듯)
민주주의가 체제 내화돼 있어서 전복적이기 힘들다는 거는 일면 동감하지만 가능은 한 거겠지? ㅋㅋ
방금 마녀하고도 잠깐 이야기했는데, 다른 것은 재쳐두고 잠깐 촛볼 집회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왠지 그게 표준으로 자리잡히는 느낌이잖아 요즘은, 폭력 시위는 사라졌다, 이제 시위대들도 자기조절 능력이 생겼다 막 그러면서 말이야. 근데 사실은 이번엔 사람들 대가리 수도 많고 요구 사항에 대한 공감대도 있고 해서 극단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이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각목들고 돌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 진짜 코너에 몰린 사람들, 누구 하나 자기 이야기 들어주지도 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말이야. 철거민들이나, 용역 노동자들이나. 그런 사람들이 촛불 들고 시위 할 수 있겠나.
문제는 시위를 평화롭게 하느냐 아니냐가 전혀 아니고, 무엇을 주장하느냐지. 촛불 들고서 우린 평화롭게 하는데 경찰은 왜 우릴 까냐, 이렇게 가버리면 우리가 평화롭게 안 할 때는 경찰이 까도 된다는 이야기인거고, 이렇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평화로운 시위를 왜 불법이라고 하냐, 이렇게 얘기하면 다른 시위들은 불법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라고 나는 생각을 하는 거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위, 집회 등은 (문화제 같은 꼴같잖은 거 말고) 아무런 조건 없이 합법적인 것이고, 주장의 표현 방식에는 사회가 최대한의 관용을 보여야만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왜냐면 그 관용이 없으면 주장을 자유롭게 할 수가 없으니까. 근데 촛불 들고 집회하는 것은, 우리는 이렇게 합법적으로 최대한 얌전하게 시위하고 있으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하는 것 같다는 말이지. 나는 그게 맘에 안 든다는 것.
아무튼 이상. 나 요즘 졸라 할 거 많아서 이런 거 쓰고 있으면 안 되는데 사실은 ㅋㅋㅋ
글고 영화 안 보냈으면 얼른 보내고, 혹시 니가 잘 듣는 음반 중에서 좋은 거 있으면 그것도 보내라.
그래.
‘법적인 틀’ 안에서 얌전하게 하는 촛불집회가 표준으로 자리잡을수록 더 절박한 사람들의 ‘불가피한’ 폭력을 더 금기시할 수 있겠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가장 합법적이고 얌전한 방식으로 하는 집회가 오히려 그 법적인 틀이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겠나 이런 말이었다.
물론 그게 촛불집회일 거라는 확신은 아니고 ㅋㅋ
아무튼 나도 요즘 신변이 복잡해서 아직 영화를 못 부쳤다.
사실 뭘 보내 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되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부치도록 노력해 보마…
미안.
(프랑스에서는 한국의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좀 궁금하네 ㅋㅋ)
(참, 음악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보낼까 하는데…괜찮겠지?)
프랑스에서는 당연히 아무 관심이 없다. 프랑스 사람들은 옛날 제국주의 시대의 관성이 남아선지 소위 국제뉴스를 마치 자기네 일 다루듯이 하는 경향이 좀 있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관심을 안 가졌을 문제들을 나도 여기와서 주의 깊게 보게 되기도 했다. 근데 다른 문제들에 비해서, 예컨대 식량 가격 폭등으로 인해서 아프리카나 아시아, 카리브 해의 몇몇 국가들에서 일어난 소요 같은 것들에 비해서, 품질 나쁜 소고기는 수입 하면 안 되요 하고 벌어진 한국의 시위가 프랑스 사람들한테 더 중요하다거나 흥미롭게 비쳐질 것 같지는 않다. 만일 한국 사람들이 질 나쁜 소고기 우리만 안 먹을 일이 아니다 미국 사람들도 못 먹게 하자 그러면서 시위를 했다면 또 뉴스에 나올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지. ㅋㅋ
글고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보내보도록.
저는 잘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쪽인데요. 촛불시위는 아마도 한동안 시민의식의 어떤 참고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시위에서의 평화에 대한 논쟁이나 진보와 보수에 관한 논쟁등을 일으킨 것들마저 역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이번 촛불집회 이전의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더 단단하게 무조건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았냐 하는 것이죠. 정말 오랜만에 시민들은 공식적으로 한총련과 같은 편이 되었잖아요. 진보와 보수의 논쟁 역시 촛불집회가 아니었다면 평생 그럴 일이 없었을 수많은 시민들이 주요 일간지나 보수단체에 의해 좌익 빨갱이로 몰려 보는 경험을 하게 된 것들, 물대포를 맞아보고 전경에게 쫓겨보고.. 등등 어린 애들에게만 민주주의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준 것 뿐만 아니라 많은 어른들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했던 사람들, 그것을 생중계로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정치나 의식적으로(조작되어-참가자수에 대한 기사는 완전히 코메디죠. 경찰 4만, 주최측 30만?? ) 격리되는 상황을 이상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시위가 진행되고 확대되는 과정에서 이명박이나 관료들의 거짓과 자가당착이 (무관심을 원해서 일부러 이러는게 아닐까 의심이 될만큼) 드러난 것들도 그렇고.. 지금의 촛불시위자들은 삐딱하게 봐야될 대상이 아니라 삐딱한 시선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낙관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만,,,ㅎ // 전경이 다치고 아이들이 다친다고 평화적으로만 시위하자고 하는데 저는 반대합니다.. 그러나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촛불시위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줄요약
촛불시위 잘했다.
이명박을 감시하자.
투표 잘하자.
저는 투표나 촛불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런식으로 세상이 바뀐 사례를 하나도 알지 못해서요), 이번 시위가 당분간 시민의식의 참고점이 될 거라는 의견에는 동감입니다. 그리고 아마 아래의 세줄요약이 그러한 시민의식의 내용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그런다면 너무 소박하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듭니다. 집회의 자유, 선출된 권력에 대한 감시, 투표권의 올바른(?) 행사 같은 것들은 고등학교 정치경제 교과서에도 다 나오는 거잖아요. 우리는 아직 교과서 수준도 안 된다는 게 슬프기는 하지만, 교과서대로 하자는 수준의 주장이라면 별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가지 굉장히 교과서적인게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나라사랑’ 정서인데요, 저는 그 정서를 한편으로 이해하면서도 몹시 경계하는 입장이라서요.
세상이 아주 느리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특히 말보다 훨씬 느립니다.(가령, 우리사회가 초딩교과서 수준도 안되는게 아니라 교과서가 가능한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는 것일 수도) 저는 오히려 지적인 성급함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토끼와 선수끼리 노닥거리는 대신 20년이나 뒤처진 거북이를 응원하겠습니다. 물론 거북이가 제자리에서 허우적거리면 뒤집어 줘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