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산산조각 난 사회에서도 기어코 우리는 서로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해 내야 하고, 그것이 미래를 호출하는 근본적인 힘이며, 이를 위해 진보신당은 여전히 존재 의미가 있다…울지 말고 살아 남아야지…

http://www.newjinbo.org/xe/4800189

 

“우리를 여기 남아 있게 하는 것은 진보정당이라는 틀 그 자체가 소중하고 지켜야 할 무엇이기 때문이 아니라, 진보를 자처하는 정당이라면 이 시대의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결코 멀리 떨어질 수 없으며, 내면의 의식과 존재의 양식이 권력의지와 체제의 가치에 포섭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 말입니다.”

 

 

“방금 제가 한 말들이 다른 생각과 입장들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정치조직 내부의 차이는 존재하는 것이고, 존재해야 하며 이를 보다 높고 섬세한 수준의 통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리더의 존재이유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저의 어설픈 이상주의와 정당정치의 현실을 헤쳐 나갈 능력이 부족했던 한계에 그 책임이 있습니다.”

 

 

“비록 저는 저의 책무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했지만, 동지 여러분은 더 이상 좌절하거나 실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 대표들이 모두 이탈한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남아 당을 지켜온 여러분들입니다. 어떤 당의 당원들에 비교될 수 없는 자존감을 지니고 있고 고통 받고 싸우는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연대해온 사람들이 여러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깊은 신뢰를 보냅니다.”

 

 

““인간은 나비로 변신할 수 있는 애벌레와 비슷하다. 분노하지 않는 한 완전한 인간이 아니다”라는 에드가 모랭의 말이 이번에 읽은 스테판 에쎌의 책에 인용되어 있더군요. ‘가난한 자들이 있는 한 유토피아는 존재한다’는 구절도 어디엔가 눈에 띄었고요. 한 저널리스트가 올해로 94세가 된 스테판 에쎌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매일 아침 세계의 모든 일에 끼어들어, 때로는 매우 선동적인 입장을 취하도록 당신을 몰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앞서의 에드가 모랭의 말은 에쎌이 ‘인간의 마음’을 강조하며 인용한 것이지요. 상호의존성을 발견하고, 공감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는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려운 길이기에 우리가 가야 한다’고 버릇처럼 이야기하던 바로 그 말로부터 달아날 수 없었던 까닭에 서툴기만 하고 때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대표라는 직책을 맡은 지 1년 만에 무거운 직책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갑니다. 더 자주 다가가 손을 잡고, 더 많이 다가가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 그게 가장 죄송했다는 말씀을 빠트릴 수 없군요. 이 길이 여러분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속으로 되돌아가는 길이므로 제가 진 빚은 두고두고 갚을 생각입니다. 부디 평당원 홍세화를 너그러이 받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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