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 아주 재주 있네”, “영화를 아주 자유자재로 만드는구나”, “그 영화의 카메라는 최고였어”와 같이 기술적 범주에서 영화를 평가하는 수많은 표현들이 있다.
“그 영화는 아주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이 감독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는 존경스러워”와 같이 세계관의 범주에서 평가하는 표현들도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영화를 평가하는 데는 기술과 세계관이라는 두 가지 범주가 있다고.
성의없이 설정한 이분법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두 범주는 동시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억지로 밀어붙여, 예술이 고유함을 원천으로 한다고 할 때 이를 재능의 고유함과 태도의 고유함이라고 명명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영화적으로 잘 직조해 내는 또는 새로운 영화적 개념을 만들어 내는 재능의 고유함과 인간과 사물, 세상에 대한 사려 깊은 성찰에서 나오는 태도의 고유함.
재능의 고유함이 천재의 영역이라면 태도의 고유함은 현자의 영역일 것이고, 나는 가급적 천재의 결과물을 즐기되 천재를 숭배하거나 자신이 천재적이지 않은 것을 자책하기보다 자신이 충분히 현명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재능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새로운 세계 또는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점에서 태도의 문제로 다시 돌아간다.
그러니까 섣불리 말한다면 누구나 고유한 세계를 구성하고 드러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성찰과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예술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혜택이 아닐까.